컬럼 ‘불안한 마음은 단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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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2-04 16:55 조회 601 댓글 0본문
현 총장이 취임한지 2년을 넘어 전환점을 돌았고, 현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해 이제 1년 반에 가까이 가고 있다. 많은 지적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변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재단이 무슨 노력을 했냐는 물음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지 않고 고립화되고 파편화된다면 그 대학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현 대학의 30%가 문을 닫을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실제 몇몇 대학이 타의에 의해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지만 앞으론 스스로 규모를 줄이고 문을 닫는 대학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대학의 위축과 존망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학생과 교직원, 지역 사회, 졸업생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재단의 비리로 지난해 문을 닫은 한 대학의 경우 학생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대학으로 학적을 옮기고 다른 직장을 구하지 못한 교직원은 아직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편입하여 학업은 이어가고 있지만 정원 외 학생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학생을 상대로 생활하여 오던 지역사회 역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이 모두 사라진 지역사회는 거의 황폐화되어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
특히 졸업생들의 심정은 누구보다 더 울적하다. 역설적으로 재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은 새로운 둥지에서 또 자리를 잡으면 되지만 졸업생들은 ‘엄마 품’ 같다는 모교가 영원히 없어진 것이다. 모교 폐교에서 오는 상실감은 교직원들도 느끼지 못하는 심정일 것이다.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는 그 학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마감한 내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낙제점을 받아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대학들의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소위 '인(in)서울' 대학은 물론 과거 수험생 선호도가 높았던 명문대 지방 캠퍼스의 경쟁률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속한 대학들은 정원 감축, 재정지원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기피할 수밖에 없고 또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수시모집은 물론 정시모집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학교 운영재원인 등록금 수입이 줄고 이미지도 나빠지는 등 학교는 쇄락의 길로 빠질 수밖에 없다.
건국대의 경우, 1차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는 충주캠퍼스가 낙제점을 받았으나 이번 평가에서는 다행이도 구조조정 대학에서 빠져 불이익은 받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평가 막판 재단과 학교 운영상의 비리가 문제가 되어 설왕설래 하다 겨우 턱걸이를 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사실 평가에 대해 대학의 불만이 많아 교육부가 기준을 하향 조정했기 망정이지, 원래 계획대로 했다면 더 많은 대학들이 포함 됐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살얼음판 같은 현실이 존재하는데 모교는 또다시 불협화음이 나오고 일부 언론에서 과거 재단 비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점차 불거지고 있다. 한 언론은 지난해 집행유예로 일단락 된 것으로 알려진 전 이사장의 비리를 다시 들추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의혹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10여 년 전 횡령죄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오랜 기간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적법하게 자금을 집행해야 함에도 해외여행, 학교 소유 건물 무상 활용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법원의 판결은 비리의 일부라는 것인데 왜 이러한 보도가 다시 나오는지, 그 대응은 무엇이지 참으로 한심하다.
또 최근 단행된 교직원 인사에도 유죄 판결을 받은 전임 총장 시절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지적들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총장의 직분으로 공금 횡령과 부당한 수의계약 혐의 등으로 피소당하고 사퇴 후 결국 사기혐의로 구속된 장본인 시절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현 총장이 취임한지 2년을 넘어 전환점을 돌았고, 현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해 이제 1년 반에 가까이 가고 있다. 많은 지적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변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재단이 무슨 노력을 했냐는 물음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지 않고 고립화되고 파편화된다면 그 대학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대학 무한경쟁시대, 다시 흔들리는 모교를 바라보는 마음이 불안한 것은 단지 기우일까.
■ 강현직 건국가족 편집위원
강현직 편집위원은 건국대학교 무역학과를 나와, 모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문화일보 편집부장, 아시아경제신문 편집국장과 논설실장, 헌법재판소 소장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전북연구원 원장 등을 지내고 다시 언론계로 돌아와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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