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세 사람 화합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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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2-04 17:16 조회 620 댓글 0본문
이제는 우리 건국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시행해야 할 때다. 이미 학교와 재단이 구체적 계획을 세워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제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비난하는 차원이 아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난마처럼 꼬여있는 매듭을 잘라, 난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지난 8월 31일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골프대회가 열렸다. 모처럼 총동문회와 재단 이사장, 총장 등이 한 자리에 앉았다. 즉석에서 ‘화합주’를 만들어 맹원재 총동창회장, 유자은 이사장, 민상기 총장이 서로 돌려가며 마셨다. 재단과 학교, 동문회 관계자가 서로 어울려 맥주잔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이 자리는 서로가 가진 앙금을 푸는 화합의 자리, 건국의 미래를 다짐하는 자리임이 분명했다.
그렇다. 이제는 우리 건국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시행해야 할 때다. 이미 학교와 재단이 구체적 계획을 세워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제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비난하는 차원이 아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난마처럼 꼬여있는 매듭을 잘라, 난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대학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는 ‘연구논문의 질’이다
그 난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현직 언론 종사자 입장에서 한 마디 거든다. 이것은 우리에게 닥친 난제를 풀자는 것이지 누구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해 둔다. 솔직히 우리 건국대가 여러 대학평가에서 낮은 평가가 나온 주요 원인은 ‘연구논문의 질’이다. 교수 논문의 피(被) 인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이 다 그렇지만 모든 평가는 양보다 질이다.
교수들은 말했다. 다른 대학은 수백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을 한다, 외국은 총동창회가 수백억 기금을 만들어 지원한다 등등의 이유를 댄다. 그렇게 말하면 또다시 도돌이표가 되어 원점으로 돌아온다. 교육의 3대 요소는 학생, 교수, 그리고 교실(재단)이다. 지금 우리 실정에서 ‘분발’을 촉구할 대상은 학생보다 교수다. 총동창회는 교육의 ‘보조’이지 주체가 아니다.
아픈 진실을 좀 더 얘기해 보자. 네델란드 라이덴 대학이 매년 논문의 질 위주로 대학을 평가한다. 2018년 세계 938개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앞선 대학은 157위를 한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이다. 다음은 포스텍(441위) 카이스트(477위) 세종대(622위) 울산대(628위) 서울대(642위) 성균관대(651위) GIST(704위) 고려대(707위) 영남대(717위) 순이다. 우리 건국대는 897위로 국내 대학 순위로 30위 정도다.
그런데 유니스트, 포스텍, 카이스트가 오래된 대학인가. 졸업생 수가 많아 총동문회가 활성화된 대학인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유니스트는 이제 설립 8년밖에 되지 않고 대학원 중심대학이라 변변한 동창회도 없다. 동창회가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아, 학교발전에 발목을 잡아 등등의 이유는 교수 논문의 질과, 우수한 대학 평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래 위한 건전한 토론이 일류대학, 강한 대학을 만든다
필자는 최근 유시스트 정무영 총장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학 졸업식 때 유일하게 찾은 대학이 바로 이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 때 정 총장은 “요즘 모든 대학이 교수 평가를 엄격하게 한다”면서 “교수들이 피곤할 수 있지만 오히려 희망을 갖는 교수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 캠퍼스에는 교수들이 총장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교수를 더 이상 쥐어짜지 말고, 정부 예산을 더 따오라는 것이다.
필자는 양보다 논문의 질을 우선하고, 객관적이고 엄격한 잣대로 교수를 평가하는 총장의 신념과, 또 이런 총장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교수들의 분위기가 바로 세계적 대학이 되는 이유라 생각했다. 서로 책임회피를 위한 비난이 아닌, 미래를 위한 건전한 토론이 일류대학, 강한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의 이 글도 그런 심경의 발로다.
“우리 민상기 총장님에게 요구합니다. 교수평가 엄격히 하시라. 힘들어 죽겠다고 교수들이 대자보를 붙이더라도 소신껏 밀고 가시라. 일부 교수들에게 말합니다. 연구하십시오. 종편에 나와 말도 안되는 소리 떠들지 말고, 논문을 쓰고, 저술을 남기시라. 괜히 동창회 핑계대지 마시라.”
물론 재단은 교수들의 처우와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동창회도 학교발전을 위해 과거보다 배전의 노력, 아니 열배 백배 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총동창회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필자는 8월 81일 총동창회장과 이사장, 총장 세 사람의 화합주는 단순히 과거를 잊고 화합하자는 그런 자리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날의 화합주는 건국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무섭고도 단호한 자리가 돼야 한다.
글 | 원희복 건국가족 편집위원
정치외교학과 80학번으로 <경향신문>에 입사한 이래 전국부장, <주간경향> 편집장, <스포츠경향> 종합뉴스부장 등을 지낸 바 있으며, 현재 부국장으로 재임하며 건국대 언론동문회장 직을 맡고 있다. <민족일보 사장 조용수 평전>을 저술해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수상했으며, <국가가 알려주지 않는 공무원 승진의 비밀>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쫓는 권력·재벌·탐사가> <한·중 항일투사 김찬, 도개손 평전-사랑할 때와 죽을 때>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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