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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호
편집위원 칼럼 일감호를 바라보며 아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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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 조기대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 세월호 인양과 ‘어금니아빠’ 이영학의 친구
딸 살해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랐던 격동의 2017년도 저물어 간다. 개인적으로는 직장과 집에서 여러 가지 변화와 일이 있었다. 행복하고
기쁜 일도 많았고 그만큼 슬프거나 괴로운 일도 많았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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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로 유명한 삼각지는 요즘 꽤 춥다. 특히 6호선 삼각지역 13번 출구로 나와 서울지방보훈청을 지나 국방부 청사에 이르는 2백여 미터의 언덕길을 오를 때는 여기가 북극인가 싶을 때도 있다.
하필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몹시도 추웠던 날, 꼭 머리를 손질하고 싶어 오후에 짬을 내 단골 미용실에 들렀다. 대여섯평 크기로 꼭 삼각지에 어울릴 것 같은 미용실. 늘 동네 할머니 몇몇이 얘기꽃을 피우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곳이다.
큰누님처럼 자상하신 사장님은 갈 때마다 자기 자랑을 빼놓지 않는 분이다.
미용실은 작고 낡았지만 또 늙은 할망구들의 수다가 시끄럽긴 하지만 본인의 기술이 워낙 좋아 대방동과 부천에서도 손님이 온다는 것이다. 하긴 그녀는 인상이 부드럽게 바뀔 것이라며 나의 머리 빗질 방향을 근 30년 만에 바꿔 놓기도 했다. 아내가 괜찮아 보인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냥 하는 자랑이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삼각지가 일산보다 더 추운 거 같다는 내말에 어느 할머니가 몰라서 그런것이라며 삼각지는 원래 다른 곳보다 따뜻하단다. 국방부 오르는 언덕이 대단히 춥다고 했더니 ‘아! 그 언덕길이 이 동네서 젤 추운 데여. 거기는 지대가 높고 항시 바람도 불고 그래서 원래 추워’라고 하신다. 돌이켜보면 여름엔 여름대로 제일 뜨거웠던 곳이 그 언덕길이었던 것 같다. 정면으로 내리쬐는 따가운 땡볕에 눈을 찡그려가며,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올라가야 하는 언덕길은 매일매일 기사를 발제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고역이었다.


그래도 나는 지인이 찾아올 때마다 산책삼아 함께 걸으며 삼각지 구석구석을 보여주길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 대부분은 7~80년대 고향 읍내 같은 풍경에 신기해하며 재밌어한다. 좁은 골목길과 허름한 식당, 유명한 고등어구이집, 삼각지역에서 신용산역까지 가는길에 늘어선 화실과 화방을 보여주고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의 유래도 들려준다.
또 삼각지라는 말이 한강과 서울역, 이태원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유래됐다는 것과 지금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1가에 있는 동네라는 것도 설명해 준다.
곳곳에 군인이 많이 보이는 이유와 퇴직한 군인들도 옛 생각에 삼각지를 찾는 사연도….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 조기대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 세월호 인양과 ‘어금니아빠’ 이영학의 딸 친구 살해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랐던 격동의 2017년도 저물어 간다. 개인적으로는 직장과 집에서 여러 가지 변화와 일이 있었다. 행복하고 기쁜 일도 많았고 그만큼 슬프거나 괴로운 일도 많았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았겠는가?
올 한해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내게 위안이 되고 힘을 줬던 것 중의 하나는 삼각지의 평온한 아침풍경이었다.
조용한 가운데 배추와 파 등 채소를 다듬고, 깨끗하게 자신의 가게 앞을 쓸고, 골목길을 누비며 식재료를 배달하는 모습 등에서 건강하고 진솔한 삶의 에너지 같은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우나 추우나 언덕길을 오르며 자주 되뇌였다. 삶은 아름답다. 열심히 살자!
이제 2018년 새해다. 나라가 안정되고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 또 경제가 더 발전해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 집에 웃음
꽃이 자주 폈으면 좋겠다. 건국가족들,나아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한다.

아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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